팔라우 다이빙 여행-2
3.28(화)
수영
6시경 일어나 수영장으로 갔다. 뭍에 사는 동물에게 물은 아무리 오랜 시간 훈련해도 극복하기 힘든 환경이다. 바다물의 밀도(1025kg/m3)는 공기(1.28kg/m3)보다 800배나 크기 때문에 움직일 때 상당한 저항을 받게 된다. 결국 수영은 물의 저항을 얼마나 적게 받는 폼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몸을 배로 생각하여 항상 길게 만들어 부력을 유지해 주고 팔을 노로 생각하여 물과 직각이 되게 만들어 물을 완전히 잡아야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30분 정도 수영 후 식사를 하고 8시 lobby로 내려와 sea world 직원을 만나 shop으로 갔다. 커피한잔하고 boat를 탔다. 우리 팀 말고도 한국에서 온 다이버 7~8명이 boat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핏 보아도 마스터 가이드의 인솔로 다이빙 온 같은 클럽 젊은이들이었다. 1시간 정도 달려 첫 번째 다이빙 point 에 도착했다.
1 Siaes Tunnel
보트는 별로 크지 않아 조금 불편했다.. 좌석 앞에 공기 통을 비롯한 장비를 챙겨 두었다가 입수지점에서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 들어야 한다. 입수했는데 비씨에 공기를 완전히 빼내어도 입수가 잘 안 된다. 작년에 3kg weight belt를 찼었던 것 같아서 3kg를 찼는데 아마 오리발 무게 차이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없이 머리를 처박고 강제적으로 입수했다. 입수 후 바로 동굴로 들어 갔다. 산호도 많이 망가지고 볼만한 게 별로 없다. 일년 만의 다이빙이라 자연스럽지 못하다. 수온은 31도, 최대수심30.5m 를 찍었다.
오리발
다이버에게 오리발은 생존과 관계되는 중요한 장비의 하나이다. 보통 다이버용 오리발은 아주 크고 무겁다. 나도 바다 속에 들어 갈 때는 당연히 크고 무거운 걸 착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간직하고 있었다. 짐을 꾸리며 이게 너무 커서 여행용 가방에 집어 넣기가 어려워 고민하다 그냥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작고 가벼운 오리발을 가지고 왔다. 이게 안 된다고 하면 shop에서 하루 5$ 정도에 빌릴 수도 있으니… 그런데 뜻밖에도 이 작고 가벼운 오리발이 물속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바라쿠타떼를 추적하거나 거북이를 만났을 때 잠수함보다 빠른 속도로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이 오리발 덕분이다.
우리가 가진 편견의 상당 부분은 장사꾼들의 판매전술로 인해 생긴 건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판매전략은 과대광고와 우리가 좋아하는 톱 스타를 등장시켜 제품이 가치가 있다는 걸 잠재의식 속에 주입시키는 것이다. 그 무겁고 비싼 이태리제 명품 오리발이 사구려 국산 수영장 오리발보다 못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이버들이 절대 믿으려 하지 않을 것 같다.
2. Siaes Corner
배에서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2번째 다이빙에 들어 갔다. 흔들리는 작은 배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게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가까운 섬에 정박하면 좋은데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자연보호를 위한 것이겠지만 다이버는 너무 심심하다. 20m 수중에서 41분 정도 있다 올라 왔다. 아무리 감동스러운 경치도 계속 보면 감동이 생기지 않는다. 신세계에 감탄을 연발하던 때는 이미 지났다. 주위에 깔린 산호도 한 무리의 바라쿠타 떼도 우리의 흥미를 끌기에는 미진할 뿐이다.
2번째 다이빙이 끝나고 가져온 도시락을 배위에서 먹고 수영을 간단히 했다. 조류가 심해 멀리 나가기가 부담스럽다. 대자연 앞에 인간은 너무나 연약한 존재이다. 같은 인간들끼리야 경쟁도 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자연을 상대로 만용을 부리는 건 터무니 없는 짓이다. 심해 150m를 들어 갈 수 있다고 자만한 인스트럭트인 우리의 동료 다이버의 죽음은 자연 앞에서 우리가 내세울 건 오로지 겸손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다.
3. Ulong Channel
샵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먹고 오늘 마지막 다이빙에 들어 갔다. 오늘의 최고 포인터이다. 자그만하지만 거북도 한 마리 보였고, 바라쿠타, 상어, 라폴레옹피쉬, 잭피쉬, 그러퍼 등 많은 고기들일 만나 사진과 비디오를 찍었다. 특이하게 양배추 산호 밭이 꽤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산호사이에 고기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팔라우의 섬들은 대부분 돌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위에 나무들이 무성하다. 바다와 맞닿는 부분은 오랜 침식작용으로 예뿌게 깍여져 있어 마치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
4시경 shop으로 돌아와 음료수 한잔 하고 hotel 로 돌아 왔다. 5시에 로비에서 만나 똑 같은 식당엘 또 갔다. 여기가 Koror 의 중심부라지만 식당도 별로 없고 갈만한 곳도 거의 없다. 다이빙과 관광을 함께 하기를 원했던 건 애초부터 무리한 발상인 것 같다. 망가지지 않은 원시바다는 인적이 드문 곳에 있고 놀이문화가 발달된 곳은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팔라우의 바다는 세계적이지만 적당히 즐길 다른 program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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