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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uket Diving Tour (2016.6.10~6.15)

(피피섬: 피피는 태국말로 형제라는 뜻이란다.)

 

Phuket Diving Tour (2016.6.10~6.15)

 

2016.6.10(금)

 

 건강이 행복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건강을 완벽히 유지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운동이 건강을 지키는 보약처럼 인식되어 있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건강을 헤치게 된다. 철인, 마라톤 같은 강렬한 운동은 관절을 빨리 망가뜨릴 위험이 큰데도 불구하고 방치하여 나이 들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심기당 한의원을 들러 2시간 가량 설교를 듣고 빠듯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19:00 푸켓발 대한항공을 타고 6시간 날아 새벽에 푸켓 공항에 도착하여 Devils Diving Shop 에서 나온 운전수를 만나 밀레니움호텔로 이동했다. 경비 115만원(식대 150$ 따로) 3 9번 다이빙하고 14,15일은 자유관광하고 15일 밤 비행기타고 한국으로 돌아 가는 일정이다.

 

6시간도 좁은 비행기 안에서 보낸다는 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나마 대한항공엔 개인이 볼 수 있는 화면이 제공되어 영화도 보고 잠도 자며 지겨움을 대신했다.

 

 

 

2016.6.11()

 

5 30분경에 기상하여 2층 식당으로 갔다. 일급호텔이라 부페식사는 꽤 괜찮은 편이다. 느긋하게 1시간 가량 식사를 하고 diving shop에서 픽업나온 차를 타고 35분 걸려 짤롱항구에 도착했다. 2시간 배를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했다.

 

 

 

 

1.     Racha Roi Southern: 우리가 여행을 간다는 건 현재와 다른 경험을 해 보기 위함이다. 다르다는 게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닐진 데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지금의 다람쥐 체바퀴 도는 듯한 지겨움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보고자 하는 욕망 때문일 것이다. 크게 기대는 안하고 왔지만 시야도 별로고 볼 것도 거의 없다. 거대한 DSLR D200 하우징 대신 손바닥 보다 작은 이미테니션 중국제 GOPRO를 가져 온 게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 무거운 걸 끌고 와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돌아 간다면 얼마나 실망감이 더 클 것인가? 수온은 거의 30도를 유지하여 춥지 않은 것만도 큰 고마움으로 받아드려야 할 것 같다. 적응되지 않는 배 기름 냄새와 배 멀미, 시시각각 입고 벗어야 하는 고무슈트, 모든 게 고통을 가중시킨다. 35분정도 다이빙 하고 올라와 간단히 점심을 먹고 근처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섬으로 수영해 갔다.

 

남색바다에서 청명한 하늘의 바라보며 수영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현실은 언제나 야박하다. 지금의 이곳만 벗어나면 천국일 것 같은 느낌은 떠나기 전 잠깐 동안의 착각이란 사실을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 깨달아 버린다. 이미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한 상황에서 불평만 한다면 우린 더욱 비참하게 될 뿐이다. 지금을 즐기자 비록 바다엔 볼 것도 시야도 나쁘지만 최고의 바다라 생각하자.

 

 

 

 

2.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뒤 2번째 다이빙도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바다에서 무얼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3.     Racha Yai: 30분정도 배로 이동하여 3번째 다이빙에 들어 갔다. 배들이 많이 정박해 있었다. 시야는 최악이었고 바다에 침몰한 배 한 척 오토바이 하나가 놓여 있었다. 오토바이에 올라타 사진을 찍었다. 바다에서 비행기도 보고 차도 봤지만 오토바이는 처음이라는 사실 하나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호텔로 돌아와 간단히 샤워하고 7 10분경에 모여 식사하러 밖으로 나왔다. 일단 돈을 환전했다. 별로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아 50불만 했는데 나중에 모자라 100$을 더했다. Bitein 이라는 태국전통 식당에서 홍합, 오징어, 소고기, 치킨 등의 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먹는다는 것 만큼 인간을 감동시키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맛있는 요리는 여행의 최고 경지이다. 정진호씨가 갑짜기 어지러워 식사도 별로 못했고 권홍순씨가 배를 만지다 손에 부상을 당해 약을 사먹고 수퍼에서 치약, 선블럭, 요구루트, 냄새나는 누리안을 샀다. 10시경 취침

 

 

 

 

 

2016. 6. 12()

 

 

 

 

 

날씨가 좋지 않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청명한 하늘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오늘은 note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워 스마트폰 메모판을 이용해 글을 쓰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며 배위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스마트폰으로 쓴글)

 

 

푸켓 선상에서

나는 지금 다이빙을 하기 위해 배를 타고 있고 2시간의 긴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 의자에 누워있다. 잠을 자기도하고... 푸른 하늘을 보며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고... 30년 기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초고속성장을 이룬 한국인에게 망중한이란 어떤 의미에선 행복이 아니라 지겨움일찌도 모르겠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건 게으른 사람만이 저지를 수 있는 몰염치한 짓이다. 전부들 일초도 아껴 경제개발에 매진해야 할 때 성한 몸으로 나라의 발전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행위는 당연히 비난 받을 일임에 분명하다.

 

우린 국가재건. 나라발전이란 미명아래 오랜 세월 바쁘게 살고 무언가 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라는 강박관념을 주입 받았음이 틀림없다.

 

인간의 행복이란 돈의 유무보다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지고 싶은 욕망은 가지면 끝날까? 또 다른 더 크고 자극적인 욕망이 우리를 채찍질할 것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떠올리고 싶은 한가한 날이다. 뭉게구름이 하늘 주변에 피어 오르고 애절하도록 짙은 남색바다. 살랑살랑 불어 오는 미풍의 향기를 맞으며 내게 진정 필요한 게 뭔지를 물어본다.

 

아둥바둥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천직이라 자부했던 일일까? 하루라도 정해진 운동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큰 죄를 지은듯한 죄책감일까? 어릴 때부터 수 십 년을 일처럼 습관처럼 행해오던 취미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 지난 반세기이상해 보지 못했던 모든 것을 내려 놓는 것. 지금 나는 그 연습을 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진정 행복해 지는 법을 터득하고 싶다.

 

욕구충족으로 행복은 오지 않는다. 무상의 세계를 체험하는 일은 언젠가는 다처 올 죽음에 대비하는 일이다. 생의 마지막 종착지는 죽음이다. 그가 아무리 살았을 때 부귀공명을 누렸더라도 아름다운 죽음을 맞지 못한다면 그 인생을 성공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곧 어두운 바다 속으로 뛰어들 시간이다. 태고 때부터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다는 우리를 기다린다.

 

 

4.     바다 속은 부유물이 너무 많다. 한국 동해 수준이다. 큰 복어를 찍다 일행을 잃어 버렸다. 아무리 주위를 얼쩡거려봐도 buddy는 보이지 않고 위로 올라갈까를 망서리다. 다른 팀들이 주위에 있어 그냥 한참을 머물러 있다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항상 사진을 찍다 보면 버디를 잃을 버릴 확률이 크다. 사진기 안든 버디의 배려가 아쉽다.

 

 

 

(위의 3장의 사진은 배에서 만난 현호진씨가 찍은 사진입니다. 나는 gopro로 주로 vidoe 로만 찍어 사진이 없네요.)

 

5.     2번째 다이빙도 큰 이벤트는 없었다.

 

 

 

   6.     식사를 하고 3번째 다이빙에 들어 갔다. 작은 동굴에 들어 갔다. 컴컴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작은 플래쉬 불빛만 없다면 완전한 공포를 느껴 볼 수 있을 것 같다.

 

 

 

5시경 호텔로 돌아와 씻고 식사하러 가이드에게 소개 받은 MK 라는 샤부샤브하는 식당으로 가서 해산물을 먹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4504바트) 전부들 이런데도 한번 와봐야 된다고 느스레를 떨었지만 몇 배 더 비싼 돈을 지불하고 더 맛없는 음식을 먹었다는 자괴감을 떨치기 어려웠다.

 

 

 

 

 

식사 후 야시장엘 갔다. 내가 가장 오고 싶은 곳은 이런 곳이다. 현지인들이 길거리에서 사먹는 음식은 값도 싸고 맛도 있다. 야자 아이스크림을 먹고 낼 식사는 여기서 하기로 합의 했다.

 

 

 

 

 

 

 

2016. 6.13()

 

 

오늘은 다이빙 마지막 날이다. 좀 큰 배를 타고 2시간 30분 걸려 피피(형제)섬으로 갔다.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구름은 걷히고 오후엔 찬란한 햇빛이 빛났다.

 

7.     피피섬: 시야는 여전히 좋지 않고 YELLOW FISH 때를 만난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거의 0.1톤은 되어 보이는 가이드가 후래쉬 없는 작은 올림푸스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저게 사진이 제대로 나오겠냐고 생각했었는데 가이드는 이게 아주 바다 속에서는 좋다고 했다.

 

 

 

대부분 해외에서 다이빙 가이드를 하는 인간의 특징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다이빙에 종사하여 부자되었다는 사람 아직 보지 못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힘들고 돈이 안되어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그는 이집트로 가다 귀에 이상이 있어 방콕에 내려 술집에서 16살 어린 지금의 와이프(대학생)를 만났다고 했다. 애도 하나 있고 허리도 안 좋고 나이도 있어 얼마나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8.     부모섬: 1시간 정도 배에 머물다 마지막 다이빙에 들어 갔다. 인터넷 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음악 한 곡도 감동을 주는데 멀리까지 와서 아무 감동도 없이 돌아 가야 한다는 현실이 비참하게 느껴 지기도 했지만... 마지막 9번째 다이빙은 포기하기로 했다.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어 보였다.

 

 

 

 

 

 (가이드가 올림푸스로 찍은 사진)

 

 

(스마트폰 메모)

오늘 주어진 다이빙이 모두 끝났다

어려운 숙제를 끝낸 학생의 마음이 이러할까? 시야는 5m를 넘지 않고 기압 때문인지 오줌은 계속 마렵고 수경에 물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계속 되었다. 다행히 짠 바닷물이 눈을 아프게 하거나 어두운 시야를 완전히 막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로지 술 말고는 유일한 취미가 다이빙인 것처럼 느껴지는 유모스럽고 세상을 재미있게 사는 부자. 1000깡의 주인공 안조훈씨도 나이가 들어선지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바다 속에 들어가는 행위는 뭍에 사는 인간에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두운 바다 속엔 우리가 모르는 괴물이 살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우릴 공포로 몰아 넣기도 하고 치렁치렁 몸에 걸친 납 덩어리와 BC 공기통과 파도가 협공으로 배에 오르는 우리를 힘들게 한다.

 

기분 나쁜 기름냄새와 멀미. 입을 때 마다 몸을 쪼우는 고무슈트.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를 도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흔들리는 배안에서 슈트가 잘 들어가지 않아 뒤척이고 있을 때 제주도에서 팬션사업을 하고 있는 호남형 정진호씨가 달려와 슈트를 올려주고 자쿠까지 잠가주었다. 체력도 내보다 더 안 좋아 보이는 분의 도움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말이 많은 사람은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다른 사람얘기가 대부분이라 아주 짜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권홍순씨의 수다는 들을 때마다 새롭고 무궁하다. 체력과 머리가 좋은 버디. 그는 어딜가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사람을 상대하여 먹고 사는 사람과 기계를 상대하여 먹고 사는 사람의 의식구조는 다를 수밖에 없다. 평생 어두운 컴퓨터스크린 앞에서 숫자나부랭이로 칩을 동작시키는 일로 평생을 살아온 엔지니어로써 이들의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행동이 가끔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우린 20년 이상을 함께 하고 있다.

 

서로를 배려하려는 맘이 없다면 결코 여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를 챙겨야 살 수있는 버디로써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를 아직 붙들고 있는 끈이 아닐까?

 

 

 

 

 

 

 

 

 

 

 

 

 

 

 

 

7시경 호텔로 돌아와 첫날 갔던 식당에서 뽑은밥을 먹고 야시장에 가서 해물을 먹었다. 비가 왔다. 10시경 돌아 왔고 안조훈씨와 권홍순씨는 1시까지 빠퉁거리에서 거대한 인파들 틈 속에서 맥주를 마셨다

. 

2016. 6.14()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다. 일어나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1800M 정도 했다. 거대한 잘 만들어진 수영장이다. 근처 다이빙 샵에서 방수팩(650바트)을 하나 구입하고 마사지샵에서 태국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300BAT+ TIP) 점심을 먹고 해변에 가보려 했으나 비가 내려 계속 호텔에 머물렀다. 호텔과 붙은 정실론이라는 큰 백화점안을 어슬렁거리다 지하에 있는 푸드코드를 발견하고 값싸게 해물요리를 먹을 수 있었다.

 

 

 

 

 

 

 

 

 

 

 

 

 

 

 

 

 

 

2016. 6. 15()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식사후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정실론 안을 계속 어슬렁 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비행기는 밤 1시 넘어 출발하고 오후 2시까지는 호텔을 비워야 한다. 짐을 로비에 맏긴 뒤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사지를 받고 푸드코드에서 식사를 했다. 9시경에 픽업차를 타고 비행장으로 갔다. 좁은 밤 비행기 안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자는 것인데 마음대로 자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피곤하다. 다음날 8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