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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우 다이빙 여행-1(2017.3.26-3.31)

팔라우 다이빙 여행-1(2017.3.26-3.31)

 

인간은 태초에 생각이 있었고 이 생각을 나타낼 말이 필요했을 것이다. 말이 있고 이 말을 후세에 전할 글이 등장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 낸 말이나 글은 인간의 모든 생각을 완전하게 표현하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인간은 사진이나 비디오을 통해 더 사실적이고 빠른 기록매체를 발명하기에 이른다. 그 진보된 기록매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진부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글이란 걸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사진이나 비디오가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기법이기 때문이다. 글이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나 현상의 설명에 그친다면 사진이나 비디오보다 못하고 글로써의 기능을 100%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사실에도 인간마다 느끼는 감정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글을 통한 생각의 교류가 중요하다.

이 차이를 전달하여 내 생각과 타인과의 생각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없어 진다면 인간세계는 결국 파멸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이 사상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전인류가 치루는 대가는 실로 막대하다. 내 생각이 너무 비약적으로 나갔는지 모르지만 글을 쓴다는 건 인류화합을 위해 실로 중요한 일이다.

56일의 짧은 기행문 쓰려고 computer 앞에 앉았는데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기도 하다. 여하튼 4번째 팔라우 다이빙 여행기는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글(생각)을 남겨야 한다는 나의 오랜 소신을 실천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가운데 하나임을 밝힌다.


사진

인간은 시간이란 요소에 결정적으로 지배를 받는다. 우린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눈다. 사실 현재는 한 시점을 지칭하는 것인데 그 순간이 너무나 짧아 말하는 순간 과거로 되어 버리기 때문에 우리에게 과거와 미래만 존재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진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매체이다. 이건 과거의 기록이지만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내게 카메라 없이 여행하라면 난 결코 가지 않을 것이다. 과거가 모여 나라는 인간 만들어 졌듯이 미래가 없는 나도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를 즐기라고 하지만 현재는 뾰족한 칼끝 같아서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므로 별로 의미가 없다.

 

카메라

여행갈 때 제일 고민스러운 건 기록매체로 무얼 가지고 가느냐 하는 것이다. 카메라와 렌즈를 어떤 걸 가지고 가야 하는지가 제일 큰 고민거리 중하나라고 하면 재수없어 할 사람도 많겠지만 사실이다. 육지에서 찍을 카메라는 최근에 구입한 A7M2 FE2470 nex-5 18mm 로 쉽게 결정했지만 문제는 수중에서 찍을 카메라였다.

내가 가진 HousingNikon D200(카메라, 55mm Macro lenz, 10.9mm fisheye lenz)으로 무게와 부피가 장난이 아니다. 장비도 무거운데 이걸 가지고 가기가 너무 부담된다. 그래서 구입한 게 중국제 Imitation Gopro 다 정말 작고 사진만 잘나온다면 이것보다 이상적인 게 없을 것이다. 세상엔 모든 걸 충족시키는 그런 건 없는 모양이다. 편리하지만 사진이 개판이다. 프래쉬도 없어 어두운 바다 속에서 좋은 사진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내가 선택한 건 Gopro. 사진작품보다 휴대성을 택했다. 예전 같았으면 어림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작품을 위해 이 친구들과 같이 다이빙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한자리에서 머물며 사진 찍을 틈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6깡하며 좋은 기회를 포착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자위하면서

3.26()

팔라우

오후 8 45분발 KAL을 타고 Palau Koror 공항으로 향했다. Palau는 인천에서 남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4시간 반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인구 20,000여 명, 필리핀 부근의 적도와 인접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이다. 언어는 팔라우어와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화폐는 미국달러를 사용한다. 1994 10 1일 미국으로부터 독립한 엄연한 독립국이다. 이 작은 나라에 4번이나 가게 된 건 순전히 바다 때문이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터가 늘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항에서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Diving Shop Sea World 직원의 안내로 30분 정도 이동하여 우리 숙소인 Palacia Hotel에 도착했다. Palau 는 중국과는 국교도 없고 타이완과 아주 친밀하다. hotel도 타이완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다.

 

3.27()

수영

오늘은 다이빙이 없다. 7시경 지하1층에 있는 야외 풀장에 갔다. 제일 긴 쪽이 겨우 10m 남 짓 될까 싶은 아주 작은 수영장이다. 인간의 근육도 사용하지 않으면 약해지고 굳게 되듯이 우리 심장도 일정한 주기로 충격을 주지 않으면 조금만 심한 움직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을 못하거나 멈출 수도 있다. 심장의 박동수를 단시간에 끌어 올리는 데는 수영만큼 좋은 운동도 없다. 물에서 이동하는 것은 육지에서 보다 4배의 힘이 든다고 한다. 짧은 거리지만 빨리 반복하니 꽤 운동이 된다.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올라와 샤워하고 식사하러 갔다.

 

이 호텔 아침식사는 아주 좋은 편이다과일도 종류가 많고 음식도 다양하다.

다이빙 샵

 식사 후 걸어서 주변 다이빙 샵에 갔다. 올 때 다이빙장비를 담는 망 가방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그냥 와 39$하는 이걸 살까 말까를 몇 번 망설이다 그냥 포기해 버렸다.

 

나이가 들면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전자는 아낌없이 쓰고 죽자 죽을 때 돈 가져가지 못한다는 부류이고 후자는 쓰레기가 집에 너무 많다. 죽기 전에 다 정리하고 죽자는 부류이다. 난 후자에 가깝다. 집에 온갖 쓰레기가 쌓여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 일년에 한번 가는 다이빙, 내 생에 몇 번 더 갈까? 일년 내도록 보관하기 위한 공간으로 내 활동에 제약을 받는 게 싫어서 사지 않았는데 총무를 맡고 있는 권홍순이 나의 고귀한 이념을 무시한 채 사진 찍는 수고에 대한 보답이라는 달콤한 말로 망 가방을 내게 선물했다.

 

점심은 2년 전 왔을 때 자주 갔던 2층 식당에서 태국요리 몇 가지를 시켜 먹었다. 여기 Hotel 은 객실에서는 wifi 가 안되고 Lobby 에서 만 가능한데 속도가 느려서인지 사진전송은 거의 되지 않았다. 식사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잔 것 같다.


슈퍼마켓에 들러 Sun block, 비타민소화제 등을 구입했다.

 

빈둥거리다 낮에 갔던 그 식당으로 저녁식사 하러 갔다가지고 간 고량주(56)를 한잔 했다알콜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음식이며 적당히 마시면 몸과 마음에 평화를 주지만 지나치면 인생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마약과 같다.


코코낫크랩

코코낫 나무에서 사는 대형 게인데 미식가들에 인기이다. 한마리 가격이 100$-400$ 정도 이다. 잘 찾아 가면 더 싸게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 모양인데 전에 먹은 적이 있어 이번은 포기했다.